H9N2 조류 인플루엔자, 팬데믹 경고…인간 감염력 높아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11-01 14:03

본문

‘가벼운 감기 수준’으로 여겨졌던 또 다른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9N2가 잠재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AFP 연합뉴스


그동안 큰 관심을 받지 않던 H9N2형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그동안 전 세계 보건 당국은 치명적인 H5N1형에 관심을 집중했는데 가볍게 여긴 바이러스가 오히려 인체 감염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켈빈 토(Kelvin To) 홍콩대 교수 연구진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벼운 감기 수준’으로 여겼던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9N2가 잠재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지난 27일 전했다.


H9N2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헤마글루티닌(HA)과 뉴라미니디아제(NA) 단백질이 각각 9형, 2형이어서 H9N2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HA는 바이러스가 사람 호흡기 세포에 달라붙는 열쇠 역할을 하며, NA는 증식 후 세포를 뚫고 나오게 해준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보통 철새를 통해 전파되지만 최근 젖소나 사람 같은 포유류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그 주범은 HA, NA 단백질이 각각 5형과 1형인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H5N1형은 인체에 감염돼 중증 폐렴을 일으킨다. 2020년 이후 전 세계에서 20명 이상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홍콩대 연구진은 H5N1형보다 관심을 덜 받던 H9N2형 바이러스가 최근 인간 세포에 더 잘 달라붙도록 유전자가 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결과, 지난해 채집한 H9N2 바이러스는 1999년 바이러스보다 인간 세포 감염력이 훨씬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H9N2 바이러스는 사람 간 직접 전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점차 인간에게 적응하는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미셸 빌레(Michelle Wille) 호주 멜버른 도허티 감염면역연구소 연구원은 네이처에 “H9N2 감염이 실제로는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바이러스가 대부분 가벼운 증상만 일으켜 병원 진단에서 놓치기 쉬울 뿐더러, 조류 인플루엔자 환자는 주로 H5N1형만 검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빌레 연구원은 “문제는 H9N2가 저병원성 바이러스로 분류돼 있어, 각국 정부가 감염 사례를 국제적으로 의무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라며 “동물이 여러 종류의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될 경우, 유전자 재조합이 일어나 새로운 변종이 탄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종 미생물과 감염(Emerging Microbes & Infections)’에 16일 게재됐으며, 지난 2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팬데믹 연구 연합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