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호찌민 사상 유례없는 전 주민 외출 금지, 식료품은 군이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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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 동원될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이였다.
토요일(8월 21일)부터 시민들이 호찌민 시에서 만난 군인들 사진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월요일(23일) 0시부터 호찌민시의 모든 주민의 외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전면 외출 금지가 시작된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지난 주말 호찌민의 도심 마트에서 극심한 사재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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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주민 외출 금지령'
군대가 동원될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이였다.
토요일(8월 21일)부터 시민들이 호찌민 시에서 만난 군인들 사진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장갑차도 등장했다.
"완전히 집에 가두는 것 아니예요?" 교민들 카톡방에는 불안감이 커졌다.
"설마 그렇게 까지 하겠는가? 그럼 밥은 누가 배달해주나?"
일요일(8월 22일) 베트남 정부의 발표가 나왔다. 사상 초유의 완전 봉쇄.
월요일(23일) 0시부터 호찌민시의 모든 주민의 외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공무원과 의료종사자, 전기 통신등 극소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주민들의 외출이 금지됐다.
7월 9일부터 시작된 도시봉쇄에도 식료품 구입을 위한 가구당 1인의 외출은 허용됐었다. 이제 그마저 금지됐다.
식료품은 가구당 1주일에 1회 군이나 공무원이 주문을 받아 배달해준다. 쌀과 축산물, 달걀 등 식재료 품목도 제한된다. 브랜드는 고를 수 없다.
이를 위해 제 4군단 군 병력 3만5천여명이 긴급 투입됐다. 현지 언론은 지난 54년 사회주의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다시 '배급제'가 시작됐다는 비판을 내놨다.
' 군이 대신 식재료 구입 배달...배급제 부활?'
베트남은 지난 4월까지 1년 4개월 동안 확진자가 불과 4천여 명에 불과했다.
철저한 방역으로 태국과 함께 동남아 최대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았다.
올 초 인도네시아 등에서 확진자가 수만 명씩 나올 때 베트남은 일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광범위한 검사와 봉쇄로는 변이바이러스를 막지 못했다.
4월부터 수도 하노이에서 시작된 확산세는 최대도시 호찌민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졌다. 넉달간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었다.
7월부터 2인 이상 집합금지와 저녁 6시 이후 통행금지를 시행했지만 확산세는 더욱 거세졌다.
결국 7월 하루 사망자가 100명을 넘더니, 8월 21일에는 하루 737명이 사망했다. 이 중 599명이 최대 도시 호찌민에서 나왔다.
백신도 의료시설도 부족한 베트남 정부는 결국 더 강력한 봉쇄를 선택했다. 군은 "누구든 제자리에 있어라, 직접 식료품을 구입하지 말라"는 원칙을 천명했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을 시작한다고 했다.
'극심한 사재기...'
외출하다 적발되면 100-200만 동(5-10만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된다.
5인 이상 모임이 적발되면 1천만 동(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도심 공장 근로자의 두세달치 월급이다.
전면 외출 금지가 시작된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지난 주말 호찌민의 도심 마트에서 극심한 사재기가 이어졌다. 한 여성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1시간을 기다려 마트에 들어왔는데, 계산하는데 또 1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우리 교민이 줄잡아 20만 명이 거주한다 (교민이 많다는 태국의 10배 수준이다). 교민사회의 불편과 불안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는다.
"사놓은 음식으로 며칠만 잘 버텨봅시다" 교민들의 카톡방에는 서로 힘내자는 글이 이어진다.
남부 호찌민의 확산세가 북부 수노 하노이까지 번진다면, 주변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의 조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만 10만 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하노이시의 (호찌민보다 한단계 낮은 )도시 봉쇄는 9월 6일까지 연장됐다.
동남아 국가들의 확산세는 언제 잡힐까.
하루 확진자가 최고 5만 명까지 치솟았던 인도네시아는 최근 하루 확진자가 1만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식당도 손님을 25%만 받는 조건으로 문을 열었다. 2만 명을 넘었던 태국의 확진자 수도 1만명 대로 내려왔다.
호찌민시는 오렌지와 레드존 지역 전 주민을 대상으로 PCR검사에 돌입했다.
7일 간격으로 2번 검사해 양성자가 없거나, 18세 이상 백신 접종자가 50%를 넘을 경우, 주민 외출 금지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다.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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